제자훈련A반 유재영입니다. 제자훈련과제로써 짧게 작성하고 빠지려 했으나 적다보니 받은 은혜가 많아 길어졌습니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버지가 특새 주간을 살아내는 법은 생각보다 치열합니다.
일단 새벽에 눈을 뜨는 것부터가 기적의 영역이죠. 스마트폰 알람창을 보면 무슨 주식 차트마냥 분 단위로 빽빽하게 알람이 장전되어 있습니다.
평소 제자훈련 과제인 '주 4회 새벽기도'라는 숙제를 마주할 때면, 알람이 울릴 때마다 마음이 맷돌에 갈리듯 묵직했던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하지만 이번 주는 어딘가 묘하게 기분이 좋습니다.
본당을 가득 채운 성도들의 뜨거운 기도의 파도에 몸을 싣고 있으니, 혼자 할 때는 세상 무겁던 새벽길이
어쩐지 세일 보트 탄 것처럼 가볍고 경쾌합니다. 8명의 제자훈련생 동기들과의 콰이어섬김 역시도 양옆에서 든든한 '세 겹 줄' 밧줄이 되어 당겨주고 있으니,
이번 특새 주간은 아주 기분 좋은 은혜를 통째로 누리는 중입니다.
이번 특새 전반부의 강단은 단단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영적 카리스마의 화종부 목사님이 지키셨습니다.
목사님은 대뜸 "여러분은 죄에 관한 한 나라를 대표하고도 남는 국가대표급 죄인들입니다"라며 첫날부터 우리의 영적 뒤통수를 아주 시원하게 갈기셨죠. "
속지 않습니다. 여러분 안에 안 들어가 봐도 제 안에서 충분히 봤습니다"라는 뼈 때리는 멘트에 본당 안은 깊은 공감의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복음의 진짜 반전은 여기서부터였습니다.
목사님은 "우리가 주를 위해 뭘 뜨겁게 하기 전에, 주님이 하신 일부터 제대로 보라"고 하셨습니다.
마트에서 흔히 보는 원 플러스 원 공짜 선물은 사실 받아도 그만인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은 스케일이 달랐습니다.
아무런 자격도 없는 우리 편을 뻔히 아시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귀한 독생자 예수라는 엄청난 화목제물을 그냥 거저 내어주신 것입니다.
우리 죄를 향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진노를 예수의 피로 완전히 해소하시고 값없이 의롭다 하신 '속량'의 은혜가 본당 안을 뜨겁게 감싸 안았습니다.
그 화목제물의 설교를 듣는 중에 문득 전날 밤 강단초청 기도회 때의 온기가 가슴 깊이 교차했습니다.
그때 눈물로 손을 얹고 내 아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빠의 표정으로 고백했었습니다.
"승호야, 아빠는 아빠 자신보다 승호를 더 사랑해." 자녀를 향한 아비의 사랑을 고백했던 그 순간이 떠오르는데,
십자가 위에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라고 절규하시는 예수님의 음성이 겹쳐 들렸습니다.
아들이신 예수님을 외면하고 내치시기까지 나 같은 죄인을 품어주신 하늘 아버지의 마음이,
딱 전날 밤 내가 승호에게 가졌던 그 아비의 마음이었겠구나 싶어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사실 나는 아주 평범하고 무난한 가정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바르게 자랐습니다.
학창 시절에 가장 큰 탈선이라고 해봐야 중학교 때 친구들과 투닥거리며 다퉜던 소소한 추억이 전부일 정도죠.
그렇게 큰 굴곡 없이 살아온 나였지만, 목사님이 전해주신 애달픈 삶의 고백과 복음의 메시지는
내 마음 한구석에 숨어있던 잔잔한 '조용한 열등감'을 완전히 무장해제 시켰습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은연중에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스스로에게 주었던 상처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늘 눈에 보이는 조건과 자격, 혹은 아파트 평수나 차 종류를 가지고 사람을 줄 세우지만,
하나님은 십자가라는 거대한 간판을 높이 세워두고 "내가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해"라고 온몸으로 확성기를 켜고 계셨던 것입니다.
행위가 아닌 오직 믿음의 법으로 나를 의롭다 하시는 그 사랑 앞에 내 자아와 가짜 겸손은 설 자리를 잃고 오직 예수의 보혈만 남았습니다.
아쉽게도 1일차와 2일차를 끝으로 화종부 목사님의 전반부 집회는 끝이 났습니다.
올해 은퇴를 앞두고 평생 성도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은혜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라 당부하시던 목사님의 말씀이 묵직하게 남습니다.
마이크를 타고 본당 구석구석을 다정하게 파고들던 목사님 특유의
공기 반 소리 반의 음성 "사랑하는 여러분"
그 달콤한 목소리는 한동안 내 귀에 이어폰을 꽂아둔 것처럼 새벽의 메아리로 맴돌 것 같습니다.
이제 내 알량한 자존심은 십자가 뒤로 싹 치워버리고, 나를 나 되게 하신 예수님의 사랑만 뻔뻔하게(?) 자랑하며 살아가려 합니다.
내 평생에 기도하겠다 다짐했던 그 결단, 든든한 제자훈련 동기들과 온 성도라는 거대한 밧줄에 묶여 남은 특새 기간도 기분 좋게 완주해 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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