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받은 사랑, 이유 있는 사랑으로 흘려보내기
2025-05-16 01:19:52
최은비
조회수   170

특새를 앞둔 주일 새벽, 나는 소그룹 나눔 시간에 사용할 기도 제목 용지를 만드느라 잠 못 이루고 있었다.

기도 제목과 결단 칸을 따로 나누며, 문득 스친 나만의 결단을 하나 세웠다.

 

“이번 특별새벽부흥회가 끝나기 전에 은혜 게시판에 글을 하나 올리자.”

 

늘 ‘내 은혜는 내가 사수하자’는 생각으로 신앙생활을 이어오던 나였지만, 함장 사역을 맡은 이후부터는 그 마음을 잠시 내려놓은 상태였다.

이번에도 기도 제목 중에는 “특새 기간 동안 주님과 더욱 가까워지고 은혜를 사모하는 한 주가 되게 해주세요”가 있긴 했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는 ‘내가 은혜받는 것보다 선원들과 리더들이 더 큰 은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이번 한 주는 애써 사수하지 않아도 주님께서 먼저 은혜를 부어주신 시간이었다.

 

개편으로 인해 다른 함대로 흩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로의 기도 제목을 자연스럽게 나누는 이전 함대 리더들,

주일에 참석하지 못한 선원에게 기도 제목을 요청하자마자 오히려 내 기도 제목까지 물어보며 기도해주겠다고 했던 순간,

믿음의 선배로서 맡겨주신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리더들의 부모님을 보며 존경심이 들었던 순간,

각자의 사정으로 함께 예배드릴 수 없었던 상황이 내심 섭섭해 솔직히 나눴을 때 오히려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해준 리더들,

매번 피곤함을 이기지 못해 무너졌던 삶의 예배를 이번만큼은 성실히 감당해낸 것,

교역자님의 과분한 격려와 함께 받은 뜨거운 안수기도의 순간까지,

 

이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의 이정표가 되었다.

 

이번 특새의 주제는 “처음 공동체, 빛을 발하라!”였다.

나는 ‘처음 공동체’로부터 받은 사랑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

그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은혜의 자리를 떠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주제를 마주했을 때, 나 혼자만의 태신자가 아니라 우리 함대 선원 전체를 태신자로 품어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내게 허락된 공동체가 빛을 발하도록, 먼저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이 결단은 단순한 다짐을 넘어, 앞으로 공동체를 어떻게 품을지에 대한 방향을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21살 3월, 경산중앙교회에 처음 발을 들였다.

아직 이 교회에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 당시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던 담당 강도사님의 권면에 울며 겨자 먹기로 첫 특새에 나왔었다.

그렇게 시작된 시간이 어느덧 3년이 흘러 24살이 된 지금, 특새 전출은 내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고

오히려 매년 이 시간이 기다려진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감격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유 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사랑에 기대어 살아왔다.

반면, 선원들에게 나는 ‘이유가 있어야 받아들여지는 존재’였다.

그래서 종종 거절당하고, 관계에 실패하는 순간들 속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아직은 그 과정이 낯설고 버겁지만, 나는 믿는다.

진심은 결국 통한다고.

 

무엇보다, 나를 이유 없이 사랑하셨던 하나님이 그렇게 나를 찾아오셨듯

내가 사랑하는 선원들에게도 언젠가,

아니 어쩌면 이미, 그보다 더 크신 하나님의 사랑이 찾아가고 있으리라 믿는다.

내가 품은 태신자들이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그 사랑을 깊이 체험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나의 은혜를 사수하려 애쓰지 않아도

주님께서 먼저 찾아오셨던 이번 특새.

이 은혜가 나를 통해 흘러가기를,

그리고 더 많은 이들이 이 공동체에서 ‘처음 사랑’을 다시 만나기를 기도하며 이 글을 마친다.

댓글

최신형 2025-05-16 01:33:47
이 새벽 기도의 결단을 이행하고자 작성하신 글을 보고 감동 아니 은혜를 느낍니다. 이유없이 우리를 사랑해 주시고 구원해 주신 그 분에 사랑에 늘 감복합니다. 주님의 축복의 통로가 되시길 응원하고 기도 하겠습니다.^^
이은지 2025-05-16 07:10:00
어찌 이리 순수하고 예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는지요..!🥰 리더의 자리는 쉬운자리가 아님을 알기에.. 애쓰는 모습이 느껴지는듯 해서 작지만 소소하게 격려와 위로를 해드리고싶네요😊 특새가 끝나기 전에 은혜게시판에 나눔하겠다는 의지와 결단을 실천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이렇게 나눔해주셔서 감사해요~🤗 위로와 공감과 서로를 위해 중보기도해주는 기도의 동역자들이 함께하는 시간들이 너무도 귀한 시간이고 소중한 시간인듯해서 부러움이 생기기도 하네요~^^*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의 이정표를 깨달을 수 있음에도 감사한 마음이 들구요~! 그 이정표를 잊지않고 끝까지 기억하며 나아가고 성장할수있기를 바래봅니다🙏🏻
이은지 2025-05-16 07:18:52
은혜의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도와주는 그 사랑..💕 먼저받은 사랑을 잘 나누어서 더욱 풍성해지기를 소망해봅니다..!😊 특새의 매력을 알게된 것도 너무 감사하네요~^^* 진심은 언젠가는 통하는 법이죠! 그것이 지금이든 먼 훗날이든 말예요~! 그러니 진심을 전하려 애써주심에 감사와 박수를 전하고싶어요~~!👏🏻👏🏻👍🏻 품고 기도하는 태신자의 삶에 하나님께서 찾아와주시기를 저또한 간절히 바래봅니다..!🙏🏻
이은지 2025-05-16 07:22:09
하나님! 하나님께서 주신 사랑과 은혜가 가득 가득 차고 넘쳐서 흘러 흘러 전해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이곳에서! 하나님과의 첫사랑을 경험하고 기억하고 첫사랑을 회복하는 영혼들이 더욱 더 많아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품은 태신자들의 삶에 하나님께서 언젠가는 찾아와 주시고 손 내밀어 주시고 만나주셔서 하나님 사랑을 깊이 깊이 경험하는 삶이 되도록 축복해주세요 그 과정에서 기도하는 손길을, 마음을 기억해 주셔서 영적인 성장을 허락하여 주세요 깨닫게 해주시고 먼저 다가와 주셔서 은혜를 허락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살아계셔서 지금도 역사하고계시는 거룩하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허진근 2025-05-16 07:42:18
집사님의 그 결단 대단하십니다 멋지십니다
2025-05-16 07:52:32
내가 은혜받는 것보다, 선원들이 더 큰 은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언니의 마음과 사랑이 너무 소중하게 와닿네요ㅠㅠ 언니의 이 고백을 통해 저도 다시 한 번, 공동체를 품고, 사랑을 흘려보내도록 할게요!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첫사랑이, 우리와 공동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길 함께 기도하며 나아가요!!! 사랑하고 또 축복해요🩷 우리 함께 빛을 비추며 걸어가 보아요🙏🏻✨
윤명희 2025-05-16 07:54:05
사랑의 빚진자로 거저 받은 사랑을 잘 흘려 보내고 계시네요~~ 특새를 통하여 더 큰 은혜와 힘을 공급받아 귀한 일꾼으로 세워지기를 기대합니다~~ 멋지고 멋진 경중의 청년들을 응원합니다^^
전예지 2025-05-16 09:47:40
아멘!! 은비에게 찾아오셨던 사랑의 하나님이 새롬 함대의 선원들에게도 태신자에게도 많은 이들에게 흘러가길 소망합니다
특새 2025-05-16 13:17:00
무엇보다, 나를 이유 없이 사랑하셨던 하나님이 그렇게 나를 찾아오셨듯 내가 사랑하는 선원들에게도 언젠가, 아니 어쩌면 이미, 그보다 더 크신 하나님의 사랑이 찾아가고 있으리라 믿는다. 내가 품은 태신자들이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그 사랑을 깊이 체험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태신자를 품은 기도자의마음입니딘
매덩썬 2025-05-16 14:47:06
매년 전출을 하는 열정!! 하나님께서 얼마나 귀하게 여기실지요~ 이렇게 은혜를 나누라고 성령님 감동주시니 순종하는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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