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새를 앞둔 주일 새벽, 나는 소그룹 나눔 시간에 사용할 기도 제목 용지를 만드느라 잠 못 이루고 있었다.
기도 제목과 결단 칸을 따로 나누며, 문득 스친 나만의 결단을 하나 세웠다.
“이번 특별새벽부흥회가 끝나기 전에 은혜 게시판에 글을 하나 올리자.”
늘 ‘내 은혜는 내가 사수하자’는 생각으로 신앙생활을 이어오던 나였지만, 함장 사역을 맡은 이후부터는 그 마음을 잠시 내려놓은 상태였다.
이번에도 기도 제목 중에는 “특새 기간 동안 주님과 더욱 가까워지고 은혜를 사모하는 한 주가 되게 해주세요”가 있긴 했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는 ‘내가 은혜받는 것보다 선원들과 리더들이 더 큰 은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이번 한 주는 애써 사수하지 않아도 주님께서 먼저 은혜를 부어주신 시간이었다.
개편으로 인해 다른 함대로 흩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로의 기도 제목을 자연스럽게 나누는 이전 함대 리더들,
주일에 참석하지 못한 선원에게 기도 제목을 요청하자마자 오히려 내 기도 제목까지 물어보며 기도해주겠다고 했던 순간,
믿음의 선배로서 맡겨주신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리더들의 부모님을 보며 존경심이 들었던 순간,
각자의 사정으로 함께 예배드릴 수 없었던 상황이 내심 섭섭해 솔직히 나눴을 때 오히려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해준 리더들,
매번 피곤함을 이기지 못해 무너졌던 삶의 예배를 이번만큼은 성실히 감당해낸 것,
교역자님의 과분한 격려와 함께 받은 뜨거운 안수기도의 순간까지,
이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의 이정표가 되었다.
이번 특새의 주제는 “처음 공동체, 빛을 발하라!”였다.
나는 ‘처음 공동체’로부터 받은 사랑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
그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은혜의 자리를 떠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주제를 마주했을 때, 나 혼자만의 태신자가 아니라 우리 함대 선원 전체를 태신자로 품어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내게 허락된 공동체가 빛을 발하도록, 먼저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이 결단은 단순한 다짐을 넘어, 앞으로 공동체를 어떻게 품을지에 대한 방향을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21살 3월, 경산중앙교회에 처음 발을 들였다.
아직 이 교회에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 당시에는 다소 부담스러웠던 담당 강도사님의 권면에 울며 겨자 먹기로 첫 특새에 나왔었다.
그렇게 시작된 시간이 어느덧 3년이 흘러 24살이 된 지금, 특새 전출은 내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고
오히려 매년 이 시간이 기다려진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감격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유 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사랑에 기대어 살아왔다.
반면, 선원들에게 나는 ‘이유가 있어야 받아들여지는 존재’였다.
그래서 종종 거절당하고, 관계에 실패하는 순간들 속에서 쓰러지기도 했다.
아직은 그 과정이 낯설고 버겁지만, 나는 믿는다.
진심은 결국 통한다고.
무엇보다, 나를 이유 없이 사랑하셨던 하나님이 그렇게 나를 찾아오셨듯
내가 사랑하는 선원들에게도 언젠가,
아니 어쩌면 이미, 그보다 더 크신 하나님의 사랑이 찾아가고 있으리라 믿는다.
내가 품은 태신자들이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그 사랑을 깊이 체험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나의 은혜를 사수하려 애쓰지 않아도
주님께서 먼저 찾아오셨던 이번 특새.
이 은혜가 나를 통해 흘러가기를,
그리고 더 많은 이들이 이 공동체에서 ‘처음 사랑’을 다시 만나기를 기도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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