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아이가 특새에 자기도 가고 싶다고 여러 날 전부터 얘기했었다. 작년 가을 특새도 나와 함께 완주를 했던 아이였다. 그때 나는 아이가 혹시 피곤해서 몸살이라도 날까봐 노심초사하면서 특새기간을 보냈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아이는 건강하게 특새의 은혜를 누렸고 피곤해서 골골대는 건 오히려 내쪽이었다. 그랬음에도 나는 이번에도 또 똑같은 걱정에 사로잡혀 가고 싶다는 아이를 만류했다.
"엄마는 안내해야돼서 일찍 가야되고 그럼 너는 찬양끝날때까지 혼자 있어야 하며 그렇게 일찍 일어나서 가면 아주 피곤할것이다. 그러다가 병이라도 나면 어쩌냐.. 그래도 특새에 가려면 컨디션을 조절해야되기때문에 일주일동안 바깥놀이는 할 수없다." 라고 협박같은 구차한 핑계를 대며 아이를 설득했다. 그래도 아이는 고집을 꺾지 않았고, 나는 여차하면 혼자 갈 요량으로 딱 한번만 깨우고 안 일어나면 그냥 가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리고 오늘 새벽 3시 30분, 미리 맞춰둔 알람이 울리자마자 번개같이 일어나 알람을 껐다. 혹시 첫째가 들을까봐.. 그런데 3시45분쯤 조용조용 준비를 마치고 양말을 신고 나가려는 찰나에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서 나왔다. 아뿔싸! 아이한테 들어가서 더 자라고 말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깨우지 않아도 일어난 아이가 기특한 마음도 들었다. 그래서 못 이긴 척 " 갈거면 얼른 옷 입어. " 했더니 순식간에 옷을 다 챙겨입고 나를 따라나섰다.
새벽 찬 바람이 아이한테 스밀까 무릎담요로 아이를 둘러싸매 주었다. 아파트 주차장을 빠져나오면서 "계속 갈거면 피아노 학원은 이번주에 쉬고, 수학학원 선생님께 숙제 조금만 내달라고 말씀드릴게." 라고 말했다. 피곤해서 아이가 아플까봐 특새는 못 가게 하면서 학원은 다 갔으면 좋겠고.. 맘속에서 겨우 타협을 본 게 고작 그 정도였다.
교회에 도착해서 강대상 바로 앞 명당에 자리를 잡아 아이를 앉혀 놓았다. 그리고 한쪽에 콰이어들과 안내위원들이 따로 모여 기도회를 하였다. 담임목사님께서 두번째 기도제목으로 본당에 아이들로 가득차기를 기도하자고 하셨다. 와서 누워 자는 한이 있더라도 기도의 냄새를 맡고 자라는 아이들이 되면 좋겠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부모로서 내 아이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길 간절히 바라면서도 행동은 영 반대로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금요집회부터 새벽기도까지 나를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아이가 예쁘기도 하다. 그런데 찬양도 열심히 안하고 가만히 있을거면서.. 말씀도 안 듣고 졸거나 딴짓하는 녀석이.. 기도 좀 하려하면 이제 그만 집에 가자고 재촉할거면서 왜 가겠다고 하는 건지 궁금하기도 했었다.
이제야 알았다. 이 아이가 나름대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너도 기도의 향기를 맡으려고, 예배의 은혜속에 머물고 싶어서 기를 쓰고 쫓아오는 거였구나."
이제 겨우 4학년인데, 4학년 쯤 되었으면 어른처럼 제법 의젓하게 예배드려야만 한다고 기대했었나보다. 내 아이는 어른과 다른 모양으로 예배를 드렸지만 , 분명 그 안에는 자기도 미처 알지 못하는 하나님을 사모하고 은혜를 갈망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간다고 할 때 열심히 같이 다녀야겠다. 찬양도 안 따라부른다고 눈흘기지 말자. 설교때 몸을 비비 꼬고, 기도할때 집에 빨리가자고 옆구리를 쿡쿡 찔러도 "이럴거면 담부터 오지마." 라고 말할 권리가 내겐 없다.
기도의 냄새를 맡으며 예배의 자리를 지키다 보면 하나님이 찾으시는 한 사람의 예배자로 자라겠지.
내 인생이 아닌 하나님의 뜻에 초점을 두고, 그분으로부터 들으며 대답하는 인생을 살라는 목사님의 설교 말씀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은혜가 되었지만 어린 아이의 순수하고 어설픈 예배의 모습을 통해서도 깨닫게 하시는 바가 컸던 새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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